BTS를 모르신다고요? 냅두세요.
(네이버 포스트에서 캡쳐)
“낄낄낄..재밌다.. 무슨 말을 하는지 몰라도, 한국 출신의 BTS를 처음 들어 본다면, 특히 10대 딸을 가진 아버지는 딸과 좋게 지내려면 BTS를 이제라도 알아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낄낄낄” 이게 도대체 무슨 이야기인가? 몇 해 전 첫눈 오는 뉴잉글랜드의 아름다운 겨울 밤 퇴근 길에 차 안에서 틀은 음악 방송에서 진행자가 한 멘트다. 미국에서 공영 라디오 방송을 통해 한국 노래를 듣기는 처음이었다. 노래를 들으면서 도무지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 듣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집에 오자마자 서울에 사는 절친에게 카톡을 했다.
나: 너 BTS아니? BTS가 무슨 말이니?
친구: 방탄소년단의 약자지.
나: 이름은 여기저기서 많이 들어 본 것 같아. 공영라디오에서 한국 그룹이 노래하는 것을 듣고 많이 놀랐다.
친구: 우리 나이에는 좀 그런데, 젊은 친구들 특히 10대, 20대 여성 팬이 많다고 해. 그렇지 않아도 얼마 전에 미국 아무개 교수를 서울로 강의 초청을 하였는데, 아빠가 서울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틴에이저 딸이 환성을
지르며 좋아했데. 자기 친구들에게 자랑을 해서 딸 학교에서 유명인사가 되었다고 하더라.
나: 아빠가 유명 교수로 서울에 초청 강연을 가게 되어서 그런 것은 아니고…
친구: 그건 전혀 아니지. 십대 아이들은
초청강연 그런데에 전혀 관심이 없고, BTS의 고향에 아빠가 간다는 사실에 너무 감격한 것이지.
딸 친구들은 그런 아버지를 가진 딸과 같은 반 급우라는 사실이 너무 자랑스러워 모두가 환성을 지르며 기뻐했다고 해. 딸 하고 말도 안하고 좀 그랬었는데 엄청 사이가 좋아 졌다고 해.
나: 그렇구나.
그냥 있을 수가 없어 유튜브를 통해 BTS의 공연을 찾아 보았다. 이것은
2억뷰, 저것은 10억뷰. 우아 정말 대단하구나. 10억뷰부터 들어보자. 음음…인내심이 필요했다. 이건 아닌데... 다른 거….음음... 노래도.. 춤도…솔직히 어느 한 곡도 끝까지 들을 수가
없었다. BTS는 BTS, 인기는 인기, 나는 아님. 끝.
연전에 이스라엘에 강의 및 회의차 방문을 한 적이
있다. 이스라엘은 집사람과 꼭 한번 가고 싶은 곳이었고 강연과
회의, 첨단 회사 방문 일정을 잘 소화하고 예루살렘과 사해 등 유적지 관광을 하면서 평생 잊지 못할 좋은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랫동안 중동지역의 뉴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탓인지 여행 내내 약간 긴장감이 들었다. 모든
일정을 다 마치고 공항에 도착하여 출국 수속을 하고 있는데, 제복을 입은 아주 어리게 생긴 2명의 여자 경비요원이 “한국 사람이세요?” 라고 묻는 것이 아닌가.
이스라엘에서는 고등학교를 마치고 여자고 남자고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생각이 났다.
나: 예. 한국 사람이지만 미국에 살아요.
경비요원: 한국말로 “저희들 한국 좋아해요.
한국 사람 좋아요”
나: 혹시 BTS 팬?
경비요원: 예. BTS 팬 클럽에서 일주일에
한번 모여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고 한국말도 배워요. 언젠가 서울에 한번 꼭 가보고 싶어요.
BTS 사랑해요. 한국 사람 사랑해요.
나: 우아…. 언제든 환영.
꼭 서울을 방문하여 즐거운 시간 보내기 바래요.
잠깐의 대화였지만 여행의 긴장감이 다 풀리고 마음이
따듯해졌다. BTS 덕에 같은 한국 사람이라고 환대를 받다니.
강의 초청을 해 준 분들에게도 며칠 간 분에 넘치는 환대를 받았지만, 두 명의 어린
경비요원으로부터는 환대를 넘어 사랑과 감동이 느껴졌다. 젊은 사람들은 나이든 우리 세대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자기들만의 언어로 소통하는 것을 느꼈다. 내가 다시 이스라엘을 방문하게 된다면 이 두 명의 어리고 착한 경비요원들의 사랑 넘치는
환대에 대한 감사의 방문이 될 것이다.
나: Hi BTS. 몰라 봐서 미안해. 덕분에 대접 잘 받았어. 정말 대단하네.
AMY: 됐어요,
냅두세요, 그냥 사세요, 상관 없다니깐두요,
아이 참.
BTS에게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유튜브를 통해 BTS의 공연을 들었다. 음음….이건…(상상에 맡김)
YHK
5000년 역사에 처음 있는 일이지요. BTS를 가진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실감나네요. 미국생활하시기도 심리적으로 편하겠어요. 음악도 즐기며 팬데믹을 이겨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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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lyDeleteBTS를 일상에서 풀어내시는 방식이 너무 신선하고 재미있습니다. ^^
ReplyDeleteI love BTS❤️
ReplyDelete하하 BTS를 일상 안에서 어떻게 체험했는지 실감이 나고 공감이 가네요. 한편으로는 너무 대견하고 자랑스럽고(소위 국뽕에도 취해보고)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감정의 공유-소통의 한계를 느껴 아쉽기도 하죠. 우리세대는 그래도 다음세대는 음악을 통해 감정의 세계화가 이렇게 이루어지나 싶어 좋은 일인 것 같네요.
ReplyDelete한가지 고백한다면 한때 나도 얘들 노래 따라 부르려고 노력해보다가 약간 좌절감을 느낀 일 있었죠. 덕분에 융 심리학도 새롭게 뒤적여보기도 하였으니 얘들이 날 공부도 시케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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